✍️ 쿠팡에서 스포츠 카테고리를 리딩하며, 캘러웨이, 나이키, 아레나 같은 브랜드를 입점시킨 인물이 있다. 그는 이미 만들어진 판 위에서 최적화하는 일에는 익숙했다.
애슬러 MD Lead, CY(김창엽)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한다. 왜 더 큰 무대를 두고 더 작은 무대를 택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 뒤에 있는 MD로서의 원칙까지 가감 없이 물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맡고 계신 역할을 들을 수 있을까요?
🗣️ 안녕하세요. 바인드에서 애슬러 MD 조직을 맡고 있는 CY(김창엽)입니다. 2026년 8월 합류해 애슬러의 MD 파트를 이끌고 있어요.
이전에는 롯데백화점에서 남성 수입 편집샵 운영과 PB 선글라스 브랜드 론칭을 경험했고, 이후 쿠팡에서는 C.AVENUE 초기 론칭 작업에도 참여하고 스포츠 카테고리를 리딩했습니다. 애슬러에 합류하기 직전에는 버킷스토어에서 업계 1위 레저 버티컬 MD본부를 총괄하며, 신규 브랜드 입점부터 자사 브랜드의 외부 유통 채널 확장까지 이끌었는데요. 브랜드 하나를 고르는 일부터 카테고리 자체를 새로 만드는 일까지, 웬만한 건 다 해본 셈이에요.
제 일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어떤 브랜드와 상품을 어떤 조건으로 들여와 어떻게 팔 것인지 전체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MD에게는 상품과 브랜드를 보는 감각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판단이 숫자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어떤 브랜드가 우리 고객에게 맞는지 판단하는 것부터 가격과 수익성까지 함께 보는 것이 제 역할의 핵심이죠.
MD는 어떤 역할을 맡고, 다른 조직과는 어떻게 협업하나요?
🗣️ MD 조직은 골프, 아웃도어, 스포츠, 캐주얼 등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각 담당 MD가 브랜드 발굴과 입점 협상부터 상품 운영, 매출과 손익 관리까지 하나의 브랜드를 A부터 Z까지 책임져요.
다만 MD 혼자서 완결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요. 고객에게 어떻게 보여줄지는 프로덕트와 콘텐츠가, 어떻게 알리고 유입시킬지는 마케팅이 함께 풀어야 해요.
특히 애슬러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에서는 MD가 단순히 상품을 소싱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왜 지금 이 브랜드여야 하는가", "왜 애슬러 고객에게 이 상품이 필요한가"에 대한 관점을 먼저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쿠팡과 버킷스토어에서는 이미 자리 잡은 조직에서 카테고리를 총괄하셨습니다. 그런 곳을 떠나 바인드에 합류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 쿠팡에서는 제가 하는 일이 점점 '이미 만들어진 판 위에서 최적화하는 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스템과 조직이 잘 갖춰진 만큼, 제 판단 하나하나가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온전히 경험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버킷스토어 역시 어느 정도 짜여진 틀 안에서 업무가 이루어졌고요.
물론 그 과정에서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는 경험도 했습니다. 실제로 담당 브랜드의 상품 구성과 가격, 프로모션 전략을 바꾸면서 매출을 30% 이상 성장시킨 경험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MD의 판단 하나가 브랜드의 성과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재미를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다음에는 이미 주어진 구조 안에서 매출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하나를 발굴하고 협상하고 판매하는 것부터 '이 시장 자체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까지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애슬러는 35세 이상 남성이라는 명확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지만, 아직 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정답을 만든 플레이어는 없습니다. MD가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카테고리의 방향을 처음부터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규모는 이전보다 작아졌지만, 제가 내리는 판단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과 책임은 훨씬 커졌습니다. 그게 합류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합류 전 바인드에 대한 기대와 실제로 겪은 바인드는 어떻게 달랐나요?
🗣️ 합류 전부터 바인드는 작은 조직인 만큼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가 빠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조직이었어요.
무엇보다 놀랐던 건 애슬러에 입점한 브랜드들의 퍼포먼스였어요. 성장 단계의 플랫폼인 만큼 브랜드별 성과가 제한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35+ 남성 고객과 잘 맞는 브랜드들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합류 전에는 바인드의 강점을 단순히 '작고 빠른 조직'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명확한 고객을 기반으로 실제 브랜드 성과를 만들어내는 힘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35+ 남성"이라는 명확한 타겟은 지난 인터뷰에서 프로덕트 리드 블레어가 짚었던 지점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MD의 자리에서 보는 이 시장의 승부처는 조금 더 구체적이다.
지금 애슬러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MD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결국 "35+ 남성 고객이 애슬러에 들어왔을 때 고민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와 상품을 얼마나 잘 갖추느냐"라고 생각합니다.
35세 이상 남성 고객은 많은 선택지를 직접 비교하기보다, 본인이 알고 있거나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안에서 좋은 상품을 쉽고 빠르게 선택하고 싶은 니즈가 상대적으로 강해요.
그래서 중요한 건 단순히 입점 브랜드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고객이 원하는 브랜드를 정확하게 확보하고 그 안에서도 실제로 원하는 상품을 제대로 구성하는 거예요.
누구나 아는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아직 고객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상품력과 경쟁력이 충분하고 35+ 남성에게 잘 맞는 브랜드를 먼저 발견해 소개하는 것도 MD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고객이 찾는 브랜드'와 '애슬러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브랜드'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신뢰는 상품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가격 경쟁력, 안정적인 재고, 구매 이후의 경험까지 연결되어야 다시 애슬러를 찾을 이유가 생깁니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건 '브랜드가 많은 쇼핑몰'이 아니라, 35+ 남성이 무엇을 살지 고민될 때 가장 먼저 들어와 보는 곳입니다. 고객이 '애슬러가 골랐다면 믿을 만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 그게 지금 MD 조직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백화점, 종합 이커머스, 레저 버티컬까지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수많은 브랜드를 다뤄오셨는데, 35+ 남성 시장을 타겟하는 애슬러의 MD 전략은 기존에 경험하신 방식과 어떻게 달라야 한다고 보시나요?
🗣️ 각 유통 채널마다 MD에게 요구하는 역량은 조금씩 달랐어요.
백화점에서는 '브랜드의 격과 조합'이 중요했습니다. 어떤 브랜드를 선별하고 어떻게 큐레이션하느냐가 채널의 이미지를 결정했죠. 반면 대형 이커머스에서는 규모와 운영 효율이 중요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브랜드와 상품을 빠르게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과 조건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습니다.
애슬러는 둘 중 어느 한쪽만으로는 부족해요. 35+ 남성 고객에게 필요한 건 무작정 많은 선택지도, 유명하고 고급스러운 브랜드만 모아놓은 구성도 아닙니다. 이미 검증된 좋은 선택지를 빠르게 확인하고 고민을 줄인 상태에서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애슬러의 MD 전략은 '많이 들여올 것인가, 적게 들여올 것인가'가 아니라, "이 고객의 기준에서 좋은 브랜드를 얼마나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백화점에서 배운 큐레이션의 안목과 대형 이커머스에서 배운 협상력, 가격 경쟁력, 운영 효율을 결합해 애슬러만의 '신뢰의 큐레이션'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MD 리드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으신가요?
🗣️ 저는 세 가지를 원칙으로 두고 있어요.
첫째, 숫자로 증명되지 않는 감각은 의심한다. 브랜드를 고르는 안목은 중요하지만, 결국 실제 매출과 이익률로 증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브랜드를 들여오는 것만큼 원가와 재고 회전을 관리하는 것도 MD의 중요한 실력입니다.
둘째, 협상은 조건이 아니라 관계에서 시작한다. 브랜드사와의 협상은 한 번 좋은 조건을 받아내고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결국 브랜드와 유통사는 오랫동안 함께 사업을 만들어가야 하는 파트너예요.
커리어 동안 캘러웨이, 나이키, 아레나, 언더아머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직거래를 성사시킨 경험이 있는데, 이런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과정에서도 결국 가장 중요했던 건 단순히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이 브랜드를 왜 필요로 하는지 뿐만 아니라, 브랜드 입장에서 우리와 함께했을 때 어떤 성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무엇을 더 받을 수 있을까"보다 "서로 어떤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먼저 보려고 합니다. 브랜드의 고민을 이해하고, 우리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지속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야 하죠.
"좋은 협상은 '내가 많이 가져오는 협상'이 아니라
'다음 협상을 더 쉽게 만드는 협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현장을 떠나지 않는다. 숫자는 결과를 보여주지만 항상 이유까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매출 데이터만 보는 게 아니라 실제 상품과 고객 반응, 브랜드사의 이야기를 직접 확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숫자를 보되, 숫자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계속 보는 것. 이 원칙은 앞으로도 지키고 싶어요.
이전 조직과 비교했을 때, 바인드의 의사결정과 실행 방식에서 가장 다르게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요?
🗣️ 가장 크게 다른 건 의사결정뿐 아니라 결정 이후 조직 전체가 움직이는 속도까지 빠르다는 점입니다.
대형 조직에서는 하나의 방향이 정해져도 각 조직에 공유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해 실제 업무에 반영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바인드는 그 간격이 굉장히 짧아요. 하나의 목표와 방향이 정해지면 MD, 프로덕트, 마케팅, 콘텐츠 등 관련 파트가 빠르게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각자의 우선순위와 실행 방식을 바꿉니다.
사업을 하다 예상과 다른 결과나 문제가 생겨도 기존 계획을 고수하기보다 빠르게 문제를 공유하고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 토론합니다. 해결 방향이 정해지면 각 파트가 바로 실행에 반영하고요.
"빠르게 결정하고, 조직 전체가 빠르게 정렬되고, 필요하면 빠르게 변화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것. 이 실행 방식이 이전 조직과 가장 크게 다른 점입니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성향인가요? 반대로 이 팀에서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유형도 솔직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세 가지가 있었으면 합니다.
먼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이었으면 해요. 애슬러는 아직 정답을 만들어가는 단계라, 모든 시도가 성공할 수는 없어도 두려워서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빠르게 실행하고 결과에서 배우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숫자와 감각을 함께 쓸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상품과 브랜드를 보는 감각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판단은 매출과 이익이라는 숫자로 증명돼야 하니까요. 감각으로 선택하고 숫자로 검증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원팀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면 좋겠어요. 본인의 성과만큼 팀 전체의 목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 일이 어디까지인가"보다 "우리 목표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요.
반대로 '이미 검증된 매뉴얼'대로만 일하고 싶은 분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큰 조직처럼 모든 기준과 프로세스가 만들어져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정답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면서 MD가 직접 기준과 방식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결국 저희 팀은 도전을 즐기고, 감각을 숫자로 증명하며,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사람과 가장 잘 맞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 여기까지 듣고 나면 CY는 숫자와 원칙으로만 움직이는 사람처럼 보인다.
마지막으로, 조금 다른 질문을 던졌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나 제품이 있으신가요? CY의 취향이 궁금합니다!
🗣️ 일로 브랜드를 볼 때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를 볼 때는 확실히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샤넬도 좋아하고, 빈티지도 좋아합니다.
둘만 놓고 보면 굉장히 다른 취향처럼 보일 수 있는데, 저는 오히려 각자가 가진 전혀 다른 매력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샤넬은 오랜 시간 동안 자기만의 정체성과 기준을 지켜온 브랜드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면서도 한눈에 '샤넬답다'고 느끼게 하는 힘이 있잖아요.
반대로 빈티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고유함이 좋습니다. 지금은 나오지 않는 디자인이나 소재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같은 제품이라도 시간과 흔적에 따라 하나하나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샤넬에서는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의 힘을 보고, 빈티지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는 상품 자체의 힘을 보는 것 같습니다. 너무 다른 두 가지지만, 그래서 오히려 둘 다 좋아합니다.
"MD로 오래 일하다 보니 쇼핑할 때도 '왜 이 브랜드는 계속 사랑받을까', '왜 이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매력적일까'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돼요. 일종의 직업병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지금 합류를 고민하는 후보자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 큰 조직에서 MD로 일하면 많은 것을 배우고 큰 규모의 비즈니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하고 내 판단으로 사업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할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이미 잘 만들어진 시스템 안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애슬러는 지금 달라요. 아직 만들어가야 할 것이 많고, 그만큼 한 사람의 판단과 실행이 실제 사업의 변화와 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 애슬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미 완성된 조직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의 한가운데에서 직접 기준을 만들고 그 성장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시기입니다.
"MD로서 자신의 판단과 실행이 어디까지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 경험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지금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애슬러의 다음 성장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