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엔드 개발자로 바인드에 합류해 PO를 거쳐 현재 애슬러의 그로스 해커(Growth Hacker)로 일하고 있는 Carey(캐리). 역할의 이름은 계속 달라졌지만, 그가 풀어온 문제의 중심에는 늘 애슬러의 성장이 있었습니다.
개발팀에 요청하고 기다리는 대신 필요한 데이터 환경을 직접 만들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이제는 동료들이 스스로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캐리는 왜 한 직무에 머무르지 않았을까요? 개발자 출신 그로스 해커는 마케팅 문제를 무엇부터 다르게 볼까요? 기술과 데이터, 고객에 대한 이해를 연결해 애슬러의 성장 문제를 발견하고 실험하는 캐리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먼저 소개 부탁드려요. 요즘 캐리는 어떤 문제를 가장 많이 보고 있나요?
🗣️ 안녕하세요. 애슬러(athler)에서 그로스 해커로 일하고 있는 캐리입니다.
제가 가장 핵심적으로 바라보는 문제는 “어디에서 어떻게 고객을 데려와 구매까지 연결할 것인가”예요. 고객 유입부터 구매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광고 소재와 메시지, 랜딩페이지를 개선하는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 한 명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인 CAC(Customer Acquisition Cost)와 거래액을 함께 살피며,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더 효율적인 성장 방식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백엔드 개발자로 합류했는데 처음부터 PO나 마케팅까지 생각했던 건 아니었죠?
🗣️ 처음부터 계획했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애슬러에 합류했을 때는 서비스에 커머스 필수 기능도 많이 빠져 있어 무언가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속도 자체가 가장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애초에 제가 합류를 결심한 것도 “이 서비스를 Luke(김시화 대표)와 함께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마음 때문이었거든요. 그래서 당시 팀에 가장 필요하면서도 제가 제일 자신 있었던 백엔드 개발을 맡아 빠르게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렇다면 PO로 역할이 바뀐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나요?
🗣️ 필수 기능이 하나둘 갖춰지면서부터였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무조건 빠르게 만드는 것보다 무엇을 만들어야 비즈니스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선택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PO 역할을 자처했어요. PO로 일하면서는 “어떤 기능을 만들어야 서비스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실행했습니다.

PO 다음에는 왜 그로스 해커였나요?
🗣️ 프로덕트가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자 새로운 병목이 보였어요. 잘 만들어진 서비스를 고객에게 어디에서 어떻게 전달할지가 다음 성장의 핵심 과제가 된 것이죠.
팀도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에 공감했고, 저 역시 동의해 본격적으로 마케팅 영역의 성장 문제를 맡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역할은 백엔드 개발자, PO, 그로스 해커로 계속 바뀌었지만 제가 일관되게 품었던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애슬러를 어떻게 가장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을까?”
항상 이 질문을 중심에 두고, 그 시점에 성장을 막는 가장 큰 병목을 찾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 문제를 해결해온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Carey가 개발자에서 PO로 역할을 확장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개발자 출신 그로스 해커라서 가장 다르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 가장 큰 강점은 애슬러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예요.
PO로 일할 당시 꾸준히 A/B 테스트를 진행하고 데이터 분석도 하고 고객 인터뷰에도 직접 참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쌓은 고객 이해가 마케팅으로 역할을 옮긴 뒤 큰 시너지를 냈어요.
단순히 광고를 집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어떤 맥락에서 유입되고 어떤 랜딩페이지를 만났을 때 더 잘 반응하는지 살피며 유입부터 구매까지의 전체 경험을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를 보는 방식도 다른가요?
🗣️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구조를 직접 만들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표면적인 지표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필요하면 가공 전 원천 데이터인 Raw Data까지 내려가 분석해요.
덕분에 문제의 원인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당하고 뾰족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개발자식 사고가 오히려 방해된 적도 있었나요?
🗣️ 광고 소재 전략이 그랬어요. 기술과 논리를 중심으로 생각해온 만큼 고객의 마음을 직관적으로 움직이는 감성적인 소재와 메시지는 초반에 가장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제가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분야였거든요. 관련 사례를 꾸준히 공부하고 실험하면서 부족했던 정성적 감각을 채워나갔고, 결과적으로 저 역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 데이터 환경을 구축하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한 과정부터 CRM·개인화 실험과 성과를 검증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자동화 이후 마케팅 스쿼드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요?
🗣️ 동료들이 반복적인 설정 업무보다 고객과 메시지를 고민하는 데 시간을 쓰게 된 점이에요.
이전에는 마케터들의 많은 시간이 광고 매체 설정과 관리 같은 단순·반복 업무에 묶여 있었습니다. 데이터 환경을 정리하고 자동화를 도입한 이후에는 이런 운영 업무에 드는 시간이 크게 줄었어요.
그 시간을 “어떻게 고객을 더 잘 데려올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더 설득력 있는 메시지, 랜딩페이지 경험을 기획하는 데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실험할 수 있는 소재와 메시지의 수가 늘었고, 각각의 완성도와 전체 마케팅 효율도 함께 높아졌고요.
캐리가 바라보는 문제의 수준도 달라졌나요?
🗣️ 이전에는 설정과 운영 업무 자체를 처리하는 데 급급했다면, 지금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소재와 랜딩을 어떻게 더 빠르고 정교하게 만들어 실험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단순히 반복 업무를 줄인 것에서 끝난 게 아니라, 조직이 정의하는 문제 자체가 한 단계 달라진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캐리의 역할도 달라졌나요?
🗣️ 이전에는 제가 가진 기술로 문제를 직접 빠르게 해결하는 플레이어에 가까웠어요. 지금은 동료들이 스스로 데이터를 보고 문제를 정의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동료들이 직접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SQL 쿼리 작성법을 공유하고,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프롬프트도 만들었어요. 이전에는 광고 매체의 요약 지표를 주로 확인했다면, 이제는 동료들이 원천 데이터에서 특정 캠페인에 어떤 상품이 팔렸는지, 소재 특성에 따라 고객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특정 고객군의 재구매율은 어떤지를 직접 확인합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해석하는 관점을 나누고, 분석 결과를 다음 행동으로 어떻게 연결할지 함께 고민하고 있어요.
직접 하는 게 더 빠르다고 느낀 순간도 많았을 것 같아요.
🗣️ 맞아요. 가장 어려웠던 건 “내가 직접 하면 10분 만에 끝날 텐데”라는 조급함을 참는 것이었습니다.
직접 실행하던 습관 때문에 처음에는 손이 먼저 나갈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면 팀의 문제 해결 능력도 결국 제 개인의 시간과 역량 안에 갇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제 역할의 성과 기준을 바꿨어요.
“내가 얼마나 빠르게 문제를 해결했는가”가 아니라,
“나의 기여를 통해 팀이 스스로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는가.”
당장의 실행 속도가 조금 느려 보이더라도 동료들이 직접 질문을 던지고 데이터를 분석해 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 지금 제가 집중하는 역할의 핵심입니다.

35세 이상 남성 고객을 마케팅하면서 가장 크게 빗나간 예상은 무엇이었나요?
🗣️ “다른 사람들도 많이 샀다”는 메시지가 구매를 강하게 자극할 것이라는 예상이었어요.
일반적인 커머스에서는 ‘실시간 구매 폭주’나 ‘많은 사람이 함께 구매 중’처럼 다른 사람의 선택을 보여주며 군중심리와 조급함을 자극하는 소셜 프루프나 FOMO 방식이 빠른 전환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슬러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다른 사람의 선택보다 “이 상품이 나에게 왜 필요한가”라는 개인적인 명분과 실용성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다른 사람의 선택만으로는 구매를 충분히 설득하기 어려웠던 것이죠.
반대로 예상보다 훨씬 반응이 좋았던 것은요?
🗣️ 콘텐츠성이 강한 스토리텔링 소재였어요.
처음에는 35세 이상 남성 고객이 목적 지향적이고 직관적이기 때문에 긴 설명보다 상품과 가격을 간결하게 보여주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실험에서는 브랜드가 왜 필요하고 어떤 맥락과 가치를 지녔는지 진정성 있게 설명하는 콘텐츠의 반응이 더 좋았어요. 인기 상품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보다 내가 이 상품을 사야 하는 명확하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전달하는 콘텐츠가 고객을 더 잘 설득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유행을 따르게 만드는 것보다 목표 고객의 생활 방식과 구매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진정성 있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35세 이상 남성 고객에게 마케팅은 어떤 신뢰를 만들어야 할까요?
🗣️ 제가 생각하는 핵심 신뢰는 “여기서 사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감각입니다.
단순히 브랜드가 스타일리시하거나 멋있어 보이는 것보다, 내가 시간과 돈을 들였을 때 가격이 납득되고 헛걸음하지 않을 것이라는 실용적인 믿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신뢰는 고객 여정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 크게 세 가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익숙한 브랜드에서 시작하는 신뢰예요. 애슬러에서 관찰한 핵심 고객에게는 새로운 브랜드를 폭넓게 탐색하는 것보다 익숙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를 빠르게 확인하는 일이 더 중요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광고 소재나 앱 첫 화면에는 고객에게 익숙한 브랜드와 접근하기 쉬운 상품을 우선적으로 배치합니다.
두 번째는 약속과 실제 경험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일이에요. 고객 반응과 데이터를 살펴보면 서비스에서 불편을 겪었을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남기기보다 조용히 이탈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광고에서 제안한 혜택과 가격, 메시지가 랜딩페이지와 실제 상품, 배송 경험까지 일관되게 이어지도록 고객 여정 전체를 세심하게 설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 번째는 고객의 고민을 줄이는 큐레이션입니다. 애슬러의 핵심 고객에게는 선택지를 적절하게 좁혀주는 것 자체가 신뢰가 될 수 있어요. 목적을 빠르게 해결하고 싶은 고객에게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를 나열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고민 시간을 줄이고 실패할 가능성이 낮은 선택지를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애슬러를 다시 찾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캐리는 마케팅의 관점에서 고객에게 “여기서 사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보여줄 브랜드와 상품을 선택하는 MD Lead CY는 애슬러의 신뢰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을까요?지금 애슬러 마케팅이 새롭게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가요?
🗣️ 기존 방식의 효율을 계속 높이는 동시에 더 넓은 고객에게 애슬러를 알릴 새로운 성장 방식을 찾는 것입니다.
애슬러는 론칭 이후 첫 번째 성장 곡선을 만들어냈고, 그동안 활용해온 마케팅 방식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왔습니다. 다음 성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실험이 필요해요.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더 크고 빠르게 데려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규 고객 유입이 브랜드와 상품에도 영향을 주나요?
🗣️ 물론이에요. 더 많은 고객에게 애슬러를 알리고 거래 규모를 키우면, 아직 입점을 고민하는 좋은 브랜드에도 애슬러의 가능성을 더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더 다양하고 매력적인 브랜드와 카테고리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그것이 다시 새로운 고객을 불러오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마케팅 조직이 유입 문제를 푸는 일이 결국 고객의 쇼핑 경험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죠.
이 문제를 어떤 동료와 함께 풀고 싶나요?
🗣️ 팀 바인드의 코어 밸류는 모두 중요하지만, 제가 마케팅 조직에서 일하며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는 ‘Radical Candor(완전한 솔직함)’와 ‘Aim Too High(높은 목표 설정)’입니다.
서로 간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눈치 보지 않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팀 전체의 임팩트를 끌어올리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는 지금 시장에서 굉장히 어렵고 난도가 높은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기보다 일부러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높은 목표를 잡고, 그걸 어떻게든 해결해 내려는 강한 집착을 가진 분이 저희 팀에 잘 맞습니다.
반대로 이 조직에서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도 있을까요?
🗣️ 저희 조직은 구성원 개인에게 주어지는 책임과 권한의 범위가 대단히 넓습니다.
마케팅 경력이나 데이터·기술 스킬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건 바로 이 환경을 대하는 태도인데요. 주도적으로 판을 짜며 폭발적인 커리어 성장을 이루고 싶은 분에게는 무궁무진한 기회의 장이겠지만, 반대로 주어진 가이드라인 안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신다면 다소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한 줄로 말씀드리면, ‘적당히 하고 싶은 사람’보다는 ‘진짜 미치도록 잘해보고 싶은 마인드’를 가진 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일에 높은 기준을 두고, 솔직한 소통 속에서 함께 성장의 한계를 깨뜨릴 동료들과 애슬러의 다음 성장 문제를 멋지게 풀어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역할을 거쳤지만, 가장 자신답다고 느끼는 역할이 있나요?
🗣️ 현재는 그로스 해커로 일하고 있지만 지금도 직접 코드를 짜고, 사업과 서비스의 핵심 문제를 정의합니다. 그래서 특정한 기능이나 직무명으로 저를 정의할 때 가장 자신답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아요.
대신 기술과 데이터, 고객에 대한 이해를 모두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만들어낼 때 가장 저답다고 느낍니다. 어느 한 분야나 기존 직무의 경계 안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결과를 냈을 때 특히 큰 성취감을 느끼고요.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직무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제 해결이 더 강력하고 수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하나의 직무명에 갇히기보다 여러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종합적으로 문제를 풀고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봐요.
저 역시 계속 그런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